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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뚜디오 에스파뇰

5:55 알람을 듣고 눈을 떴다. 핸드폰을 보니 듀오링고 알람이 와 있었다. 듀오링고의 마스코트 부엉이가 벌건 얼굴로 화가 나있다. 연속 19일 스트라이크가 깨지기 일보직전이었다. 6시에 창작하는 아침에 들어가야했지만 듀오링고를 먼저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스페인어로 화난 부엉이를 달랜다. 뀌에레스 포네르 로스 아르볼레스. 스페인어는 10여년 전에 산티아고길을 걸으면서 현지 사람들에게 귓동냥으로 배우다가 재미있어서 혼자 독학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어는 모든 단어에 성별이 정해져 있고, 시제와 인칭에 따른 동사의 변형이 너무 복잡해서, 열정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다가 과거형이 나오기 시작하는 부분에서 늘 시들해지곤 했다. 얼마전에 친구가 날 만나러 오랜만에 제주에 왔었다. 그 친구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라 할 수 있는데 10년 넘게 뉴욕에 살고 있다. 몇년 째 남미로 선교를 다니고 있어서 듀오링고로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정말? 나도 듀오링고로 스페인어 공부했었는데, 너랑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긴 한가봐. 친구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나서 듀오링고 친구추가 알림이 왔다. 프로필을 보니 친구의 듀오링고 연속일수는 무려 521일 이었다! 나도 나름 열심히 한게 최고기록이 161일인데. 열정과 즐거운 경쟁심이 타올라 다시 시작한 것이 오늘로 20일째. 요 에스투디오 에스파뇰. 오이 땀비엔 에스뚜디에 에스파뇰.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