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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5일 오전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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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함
오랜만에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멍하니 있다.
무얼 써야할지 모르겠는 막연함
몸이 무겁게 늘어지고 달려가고 싶은데 무언가가 뒤에서 끌어당기는 듯한 답답한 그런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래도 좋다.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
무겁게 가라앉아 멍하니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지긋이 지긋이 한글자 한글자 무얼 쓰는지도 모르게 그냥 지껄여보는 덧없는 시간
오랜만이다.
그동안 시간은 많았는데 괜히 바빴다.
나는 하고 싶지 않는 것은 아예 눈에 보이지 않는 굉장한 회피기술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나중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하고, 하고 싶지 않아서 눈에 보이지 않고.
건망증이 심한 것도 이런 심리가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잊어버리는 거야. 몰랐다는 면죄부를 쓰고.
그렇지만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워야지.
다시 돌아올 순간들을 쌓아놓아 다행이다.
고마운 마음과 비추는 햇살들, 두 발로 걸어온 길들, 내가 됐던 풍경들, 우리의 첫 순간들
가끔 이렇게 멍하게 움직히는 손가락을 바라보고.
조금은 따듯해져서 다시 일상으로
똥 치우러 가야지



옛날 일기를 보다가 메모.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워야지. 다시 돌아올 순간들을 쌓아놓아 다행이다.


#주절주절